3월에 심는 밭작물, 3월에 심는 채소
- 텃밭·농사 노트
- 2026. 2. 25.
3월에 심는 밭작물, 3월에 심는 채소
3월이 되면 땅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꽃샘추위가 한 번씩 훅 치고 들어오지만, 흙 속은 이미 봄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텃밭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맘때쯤 뭘 심어야 하나 슬슬 손이 근질근질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씨앗 봉투 들고 밭 앞에 쪼그려 앉아보면 괜히 설레는 그 기분, 3월만의 것이에요.

3월에 심는 밭작물과 채소를 제대로 알고 시작하면 수확량이 달라집니다. 같은 씨앗이라도 심는 시기 하나 잘못 잡으면 발아 자체가 안 되거나 냉해를 입어 그 해 농사를 통째로 망치기도 하거든요. 어떤 작물이 3월 흙과 온도에 맞는지, 노지에 바로 심어도 되는 건지 모종으로 먼저 키워야 하는 건지 —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3월은 전국이 다 같은 봄이 아닙니다. 제주는 이미 봄꽃이 질 때, 강원 산간은 아직 서리가 내릴 수 있어요. 평균기온 1~2도 차이가 발아율과 냉해 피해를 완전히 갈라놓기 때문에 내가 어디 사는지가 파종 시기의 기준이 됩니다.
제주 — 전국에서 가장 빠른 봄 - 3월에 심는 밭작물
제주는 3월에 심는 밭작물 중 가장 많은 선택지를 가진 지역입니다. 2월 말부터 유채가 피기 시작할 만큼 봄이 일찍 옵니다.
3월 초순에 이미 감자를 노지에 직파하거나 모종을 내릴 수 있고, 상추·시금치·봄배추 파종도 거뜬합니다. 3월 중순이면 완두콩, 당근, 열무, 쑥갓, 치커리, 대파 모종까지 심을 수 있어요. 3월 말이면 알타리무(총각무) 파종과 비트, 부추까지 가능합니다. 고온성 작물인 고추·토마토·가지는 제주도 4월 중순 이후가 안전합니다.


남부 (경남·경북·전남·전북·충남 해안) — 중부보다 2~3주 빠르게
남부지역 봄 감자는 2월 중순~3월 초순에 심는 것이 적기입니다. 즉 3월 초에 이미 감자는 심었어야 하고, 3월 초순에 늦게라도 서둘러 심을 수 있습니다.
3월 초순에는 시금치·상추 직파 가능, 봄배추 모종 심기 시작, 완두콩 파종. 3월 중순이면 대파 모종·열무·쑥갓·당근 파종, 알타리무 시작. 3월 말에는 비트, 치커리, 부추 파종까지 넓어집니다. 남부도 고추·가지·토마토는 4월 하순~5월 초가 기준입니다.

중부 (수도권·충북·경기·충남 내륙) — 3월 하순부터 본격 시동
중부지방은 3월 내내 꽃샘추위와 늦서리를 경계해야 합니다. 중부지역 봄 감자는 서리를 피하는 시기인 3월 하순~4월 초순에 심는 것이 원칙입니다.
3월 초순은 직파보다 실내 육묘 시작 시기입니다. 고추·토마토·가지·브로콜리는 이때 실내에서 씨앗을 틔워두는 것이 맞습니다. 3월 중순이 되면 시금치·상추 직파를 시작할 수 있고, 완두콩은 3월 중순부터 파종 가능합니다. 3월 말에 드디어 감자 파종, 봄배추 모종, 열무, 쑥갓, 대파 모종, 당근 씨앗을 심을 수 있습니다. 비닐멀칭은 중부에서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강원 (영서·영동 내륙) — 3월은 준비, 파종은 4월 초부터
강원 내륙은 3월에도 서리와 동해(凍害) 위험이 있어서 노지 파종을 서두르면 안 됩니다. 3월 내내 실내 육묘 작업이 주가 되고, 직파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3월 초~중순은 온실·실내에서 상추·시금치 모종 키우기, 고추·토마토 씨앗 발아 시작. 3월 말에 추위에 강한 시금치 정도는 비닐 터널을 씌워 직파해볼 수 있습니다. 감자는 4월 초~중순 파종이 안전합니다. 초보 텃밭농부들이 급한 마음에 3~4월에 열매채소 모종을 사다 심는 경우가 있는데, 기후에 맞게 입하(5월 초)에 심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 조언은 강원 지역에서 더욱 중요하게 적용됩니다.

3월에 심는 밭작물, 3월에 심는 채소
| 시기 | 🌴 제주 | ☀️ 남부 (경남·전남·충남해안) |
🌸 중부 (수도권·경기·충북) |
❄️ 강원 (영서·영동내륙) |
|---|---|---|---|---|
| 3월 초순 1~10일 |
감자 직파 상추 직파 시금치 직파 완두콩 파종 봄배추 모종 ✔ 간격 : 감자 30cm / 상추 20cm ✔ 깊이 : 감자 7~10cm / 상추 0.5cm ✔ 수확 : 감자 6월 말 / 상추 40일 후 |
감자 파종 마무리 상추 직파 시금치 직파 완두콩 파종 ✔ 감자 : 씨감자 절단 후 하루 건조 후 심기 ✔ 시금치 : 흩뿌림 후 얕게 복토 ✔ 수확 : 시금치 30~40일 |
고추 실내 육묘 시작 토마토 실내 육묘 가지 실내 육묘 브로콜리 실내 육묘 ✔ 노지 직파는 아직 이름 ✔ 실내 25~28℃ 발아 온도 유지 필수 ✔ 모종은 5월 초 정식 예정 |
실내 육묘만 가능 고추·토마토 실내 파종 ✔ 아직 서리 위험 ✔ 노지 파종 절대 금지 ✔ 온실 있다면 상추 모종 시작 가능 |
| 초순 관리 |
💡 씨감자는 심기 1~2주 전 미리 꺼내 햇빛에 노출시켜 싹을 틔운 후 심으면 발아율이 훨씬 높습니다. 절단면에는 재(목탄회)나 황토를 묻혀 부패를 방지하세요. | |||
| 3월 중순 11~20일 |
대파 모종 정식 당근 직파 열무 직파 쑥갓 직파 치커리 파종 ✔ 당근 : 2cm 간격 줄뿌림 → 솎아주기 ✔ 열무 : 흩뿌림 후 35일 수확 ✔ 쑥갓 : 서늘할수록 향 진해짐 |
대파 모종 정식 열무 직파 당근 직파 쑥갓 직파 ✔ 대파 : 15cm 깊이 홈 파서 심기 ✔ 수확 : 대파 60~90일 ✔ 당근은 모종 이식 불가 — 직파만 |
상추 직파 시작 시금치 직파 완두콩 파종 옥수수 실내 육묘 시작 ✔ 비닐 멀칭 필수 ✔ 상추 : 0.5cm 복토, 빛 있어야 발아 ✔ 완두콩 : 3~4cm 깊이 |
상추 실내 육묘 시금치 실내 육묘 노지는 아직 위험 ✔ 실내 모종판 활용 ✔ 4월 중순 이후 정식 목표 ✔ 영서 내륙은 4월에도 서리 가능 |
| 중순 관리 |
💡 당근은 발아까지 2주 가까이 걸립니다. 그 사이 흙이 마르지 않도록 신문지나 부직포로 덮어두었다가 싹이 올라오면 걷어주세요. 솎아주기는 잎이 3~4매일 때가 적기입니다. | |||
| 3월 하순 21~31일 |
알타리무(총각무) 파종 비트 직파 부추 파종 근대 직파 ✔ 알타리무 : 45~50일 수확 ✔ 비트 : 3cm 깊이, 20cm 간격 ✔ 부추 : 첫해는 수확 자제 — 이듬해부터 |
알타리무 파종 비트 직파 부추 파종 근대 직파 ✔ 봄배추 모종 정식 마무리 ✔ 비트 : 붉은색 진할수록 항산화 풍부 ✔ 수확 : 비트 60~70일 |
감자 파종 시작 봄배추 모종 정식 대파 모종 정식 열무·쑥갓 직파 ✔ 감자 : 30cm 간격, 7~10cm 깊이 ✔ 비닐 터널 씌우면 냉해 예방 ✔ 수확 : 감자 심은 후 90~100일 |
시금치 직파 (비닐터널 필수) 그 외 작물은 4월 초 이후 ✔ 비닐 터널 없이는 직파 위험 ✔ 감자는 4월 중순 파종이 안전 ✔ 고추·토마토 모종은 5월 초 정식 |
| 하순 관리 |
💡 3월 말은 꽃샘추위 막바지입니다. 씨앗 심은 직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갈 수 있으니 심은 뒤 최소 3~5일은 부직포나 비닐 터널로 보온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상청 10일 예보 확인 후 파종 일정을 잡으세요. | |||


지역 무관하게 3월에 심기 좋은 공통 작물
추위에 강한 호냉성 채소는 지역과 무관하게 3월에 심을 수 있는 대표 작물입니다. 상추, 시금치, 완두콩이 대표적이고, 세 가지 모두 저온에서 오히려 단맛이 좋아지고 병충해가 없는 시기에 쑥쑥 자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상추는 선선한 기온을 좋아하는 호냉성 작물로 3월에 심어도 냉해 걱정이 없고, 오히려 여름 고온기에는 추대가 올라오기 때문에 이른 봄에 먼저 파종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주의사항 — 모종 vs 직파 헷갈리지 말기
씨앗을 심을 경우 육묘 기간을 고려해 모종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심어야 합니다. 브로콜리는 2월 하순 실내 파종 후 4월 초 모종 이식이 원칙이고, 고추·토마토·가지는 중부 기준 3월 초 실내 파종 → 5월 초 노지 정식이 맞습니다. 텃밭 재배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면 직파보다 모종으로 심는 것이 성공률이 훨씬 높습니다


3월에 씨앗 직파가 맞는 작물
상추, 시금치, 완두콩, 당근, 열무, 쑥갓, 알타리무는 씨앗을 밭에 바로 뿌려도 됩니다. 상추는 3월부터 직파해서 올라오는 걸 솎아주는 방식으로 키우면 솎은 것도 그때그때 바로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SBS 당근은 특히 직파만 해야 해요. 뿌리채소이므로 모종으로 옮겨 심으면 당근이 곧게 자라지 않을 수 있어서 씨앗을 직접 줄뿌림하거나 점파종한 후 잎이 3~4매가 되었을 때 솎아주며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3월에 모종을 사서 심는 게 맞는 작물
고추, 가지, 토마토, 오이, 호박, 고구마는 모종을 사서 심는 작물입니다. 단, 이 작물들은 3월에 모종을 사도 바로 밭에 심으면 안 되고 5월 초까지 기다렸다가 정식해야 냉해를 피할 수 있어요.


3월에 실내에서 육묘를 시작하는 작물
고추·토마토·가지·오이·호박은 3월 초에 실내에서 씨앗을 틔워 모종을 직접 키우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옥수수도 3월 상순~중순에 육묘를 시작해서 4월 상순에 모종을 밭에 심는 순서가 맞습니다.


초보라면?
씨앗을 직접 파종하는 것보다 모종이 빠르게 수확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모종의 좋고 나쁨이 그 해 작황의 80% 정도를 좌우하므로 좋은 모종을 고르는 눈을 기르는 게 중요한데, 뿌리가 굵고 하얀색이며 뿌리털이 잘 발달된 것, 키가 너무 크지 않고 마디 사이 간격이 적당한 것, 병해충 피해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 잎채소·뿌리채소는 직파, 열매채소는 모종 구입 또는 실내 육묘, 초보자라면 될 수 있으면 모종이 정답입니다.


씨앗 욕심부터 앞세우면 안 되죠.
겨울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방치된 밭은 사실 꽤 엉망입니다. 서리 맞고 쭈그러든 잡초 줄기가 그대로 눌어붙어 있고, 흙은 꽁꽁 굳어서 발로 밟으면 딱딱한 소리가 날 정도예요. 거기에 낙엽이며 마른 풀대가 켜켜이 쌓여 있는 경우도 많고, 지난 가을에 미처 뽑지 못한 뿌리들이 흙 속에 그대로 남아 봄이 되면 다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걸 그냥 두고 씨앗부터 심으면 작물이 뿌리 내릴 자리가 없어요.

그래서 3월 텃밭의 진짜 첫 번째 할 일은 씨앗 고르기가 아니라 묵은 밭 정리입니다. 잡초 제거부터 시작해서 굳은 흙을 삽이나 괭이로 20~30cm 깊이까지 뒤집어 주고, 퇴비나 부숙된 유기물을 넣어 흙에 영양을 보충해줘야 해요. 석회를 뿌려 산성화된 토양의 pH를 맞춰주는 것도 이 시기에 해야 할 중요한 작업입니다. 밭 준비가 제대로 돼야 어떤 씨앗을 심어도 제 힘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씨앗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